아침 햇살이 나를 감싸고 내게 미소를 주면 난 어릴적 내 어머니의 모습이 생각난다. 따가운 햇살이 너무 아깝다며 서둘러 장독대위에 된장,고추장 뚜껑을 열어놓으시던 어머니. 무에가 그리 아까운지 더 널어놓을게 없나 이리저리 살피시곤 하던 어머니 얼굴이 생각난다. 햇살이 맑게 비추이는 날이면 으례히 한옥집 댓돌위엔, 햇살에 투영된 물방울이 반짝거리며 어머니의 하얀 고무신이 자리를 차지하곤 했던 기억이 난다. 어린 내가 커다란 어머니의 하얀 고무신을 신고 온 동네를 다니고나면 하얀 고무신은 흙투성이가 되어 돌아오곤 했지만, 어머니는 또 한번 고무신을 닦으시는 수고를 아끼지 않으시던 기억이 내게 남아있다. 지금도 가끔, 동네 잔치있는 날 이면 어김없이 꺼내시는 어머니의 하얀 고무신이 난 왜그리도 좋은지.. 이제는 한옥집 댓돌이 아닌 양옥집 현관앞에 깨끗이 빨아서 내어진 어머니의 하얀 고무신. 난 오늘도 그 고무신을 신고 방안을 서성거려본다. 어릴적 어머니의 미소와 함께 내 가슴속에 남아있는 하얀고무신을 신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