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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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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
제목 : |
솔뫼님과 솔뫼안해님... |
조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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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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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생각이란 책을 읽다가 생각나서 적어 봅니다.
_______ 열심히 일한 당신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애들 저녁 먹이고 잔뜩 쌓인 빨래를 개키고 있는데 서랍장 위에 올려져 있는 핸드폰 불이 반짝거렸다. 늘상 오는 광고성 문자인가 하고 무심코 확인했는데, 남편이 퇴근 길 버스 안에서 보낸 문자메시지였다.
“오늘도 하루가 지나가네. 당신을 만난 걸 내 일생의 행운이란 걸 감사하구 사랑해”
평소 전혀 기대할 수 없던 모습이라 감격스럽기도 했지만, 어느덧 세월이 여기까지 왔구나 싶어 한편으로는 눈물도 나왔다. 경상도 사나이 특유의 무뚝뚝함으로 아침에 출근하면 회식이 길어져 새벽에야 들어오면서도 전화 한 통화 안 해 주던 남자였는데, 서투른 솜씨로 얼마나 한참 동안 더듬거렸을까?
요즘 남편이 많이 힘들다. 세상에 두려울 거 하나 없는 자신감으로 살았는데 지난달 회사를 옮기면서 건강진단서를 내야 해 오랜만에 받은 검진에서 간수치가 너무 높다고 나온 것이다. 그래서 벌써 세번째 재검을 받고 있다. 별문제 없을 거라고 나를 도리어 위로하는 남편을 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여전히 철딱서니 없는 마누라 노릇하는 것밖에 없다.
퇴근해 들어온 남편에게 왜 안 하던 짓 하냐고 뭐 나한테 잘못 한 거 있느냐고 대뜸 물으니 자기 나이 들면 제가 눈치 줄까 봐 그랬단다. 남편의 어설픈 변명에 피식 웃었지만, 나이를 먹어 간다는 안타까운 현실에 마음이 아릿했다. 내게 좀 다정하지 않아도, 얄미우리만치 나를 무시하던 남편의 자신감 있는 모습이 그래도 우리 가족의 든든한 울타리였다는 걸 요즘 새삼 깨닫는다.
다음날, ‘나이 들어 이 다음에 꼬꼬할아버지가 되어도 우리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한 당신 절대로 눈치 안 할 테니 부디 건강하세요. 사랑해요’ 하고 남편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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