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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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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미동 |
제목 : |
보청기 사건 |
조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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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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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일어나라~" 준열이 구둥이를 톡톡 치면서 내가 깨우는 소리다. 눈을 떴지만 아빠 말이 들리지 않으니 눈만 멀뚱멀뚱, "보청기 껴라~"라며 귀를 가르키니 보청기를 찾는다. 보청기를 찾아도 안보이기에 "아빠 보청기 어제 목욕하며 바지 주머니에 넣어 두고 세탁기에 옷을..."
그때부터 널어 놓은 빨래와 돌아가고 있는 세탁기 스톱하고 비누거품 가득한 빨래가 꺼내진다. 결과는... 없다... 보청기가 안보인다.
주방에 가서 아내에게 물어 보니 어제 밤 늦게까지 아들하고 대화를 했는데 무슨 보청기 타령이냔다. 그러면 이게 어떻게 된걸까... 다시 준열이 방에와서 보청기를 찾는다. 침대밑에 들어가 있다. 책상위에 올려 놓은 보청기를 고양이 새끼가 물고 가서 침대 아래 둔 것이다.
준열이는 자기 방에 고양이 새끼 두마리를 키우고 있다. 고추밭에 방앗잎을 따 주러 갔다가 발견한 고양이 새끼들... 우리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가 새끼를 밭 가장자리 으슥한 곳에 분만해 놨다. 도둑 고양이 될까봐 잡으라고하여 가져왔는데 준열이가 키우겠다고 해서 준열이 방에서 키우고 있다. 야생의 티가 나던 녀석들이 날카롭게 울부짖더니 준열이랑 있으면서 순해졌다. 준열이가 우유를 먹여 키우더니 이젠 사료를 준다. 준열이 학교 갈 땐 묶어 놓고 다녀와서는 목줄을 끌러 준다. 밤에 자면서 목줄을 끌러 줬더니 보청기 사고를 친 것이다. 침대 이불속에서 나머지 보청기를 찾고 아침을 먹는다.
산뜻한 여름 교복을 입고 토요일이라며 간단한 가방을 어깨에 매고 "학교에 다녀오겠습니다. 장로님 소록도 잘 내려가세요~"라고 인사하는 녀석의 뒷 모습이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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