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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뫼안해 제목 : 땅속에 묻혀 있는 김장김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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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 우리집에는 김장을 200포기 했답니다.
동네 친구들과 함께 힘을모아
커다란 고무통 서너개 가져다 놓고
배추를 반으로 쪼개서~~~
소금을 실실 뿌려 잠 재웠지요.

완전히 넉다운 된 배추를
여럿이서 돌려가며 씻고
물을 빼기위해 걸쳐놓고

마늘까고.
생강찧고.
젓국 다리고.
통깨 볶고 태양초고춧가루 넣어서
먹음직 스러운 양념장을 만들었답니다.

큰 대야 가득한 양념을 하나씩 꽤차고서
쓱쓱 때깔도 먹음직 스럽게 비벼서
노오란 배추속 쪽 찟어
너 한입 내 한입
서방님 먼저 아우 먼저~~~~
맛보기 나섰답니다.

힘 좋은 남자들 괭이들고 삽들고
땅속을 푹푹 깊이 파서
버얼건 고무통 땅속에 묻었답니다.
한참을 내려다 봐야 할만큼 깊더군요.

동네 친구들 버무려 주는 김장김치
바케츠에 담아서
산으로 직행~~~~
고무통 속에 차곡차곡 넣었답니다.
몇번을 산으로 오르락 내리락
드디어 고무통 가득 김치가 담겼네요.

주둥이 뭉쳐서 단단히 묶어두고
고무통 두껑을 덮고
위에 비닐로 또 덮고
남자들 삽으로 흙을 퍼 부었답니다.

제법 동그란 동산이 생기자
표시 나라고 나무막대기 두어개
팍 꽃아두었지요.

겨울내 눈이 내리고
봄이 오고
여름에 태풍과 함께 보낸 시간들
이제 일년이 넘었네요.

이제나 저제나 꺼내줄까
기다리는 김장김치
아직 때가 아니라서 더 두고 보렵니다.

군침삼키는 이도 많았고
김치 캐자는 이도 많았지만
서로 때와 시간이 맞지 않아서
아직 그자리 굿건히 지키고 있답니다.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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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우 초롱이 이야기
  : 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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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뫼안해
땅속에 묻혀 있는 김장김치 이야기
2013-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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