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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뫼안해 제목 :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바쁘기만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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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는이를 잘가라고, 아쉬웠다고...
마음속으로 인사한지 어꺼제 같았는데..
겨울은 아쉬운 마음
한자락을 남기고 떠났나 봅니다.

새벽에 바깥은 온통 하얀 하늘 하얀들판...
나무들이 늘어뜨린
기다란 팔에도, 손꾸락에도
하얀열매들을 달고....
맘이 바쁜, 부지런한 농부들의 심사를 하얗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이제 며칠만 지나면
소박하고 쬐끄만 노란꽃망울을
터트릴 생강나무도 어깨를 움추리고...
연못가의 버들도 하얗게 마음을 비워 버렸습니다.
봄을기다리는 성급한속내를 들킨 기분이라
하얗게 물들인 농장을 바라보는 내 마음은
부끄러움으로 자연에게 또 한번 기다리는
마음을 배웁니다.



엊그제 쑥을 발견하고는 기쁜 마음에
올해의 영농계획을 옆지기랑 세우며
논으로 밭으로 드나들며 풍성한 식탁을 꿈꾸며
작은 희열마저 느낀 나였기에
오늘아침 뜻밖의 선물로 받은 하얀눈은
섣부르게 들떠있는 내마음을 가라앉히기에
충분한 이유가 있었답니다.

오랫동안 농사을 일구어낸 어르신들이
뒷짐지며 논과 밭을 둘러보시며
하나하나 살필동안 나는 무엇을 했을까.
오직 젊다는 것 하나만 믿고 밀어부치는
어리석은 농사법을 선택하려고 했던
나를 꾸짖기에 충분한
자연의 가르침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연에게 순종하는 법을 배우렵니다.
급하게 먹는 밥이 체한다는
순리를 거역하지 않으렵니다.
천천히 자연이 일러주는 방향으로
하나하나 차분한 마음으로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땅으로 돌아가렵니다.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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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냉동문어의 자손심~~
  : 가을비와 가전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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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뫼안해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바쁘기만한데
2013-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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