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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뫼안해 제목 : 냉동문어의 자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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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년전에 옆지기랑
함양에서 제일 큰 마트에 장을 보러 갔답니다.
우연히 내눈에 포착된 냉동문어,,,,
아주 큼직한 빨판을 요염하게 자랑하면서
랩을 뒤집어 쓰고는 나를 유혹하더군요.

" 문어 참 맛있겠네....
저런 문어는 비쌀거야 그쵸...
살짝 데쳐서 초장해 먹으면 우리식구 다 좋아하는데~~"

했더니
옆지기 문어를 들어서 가격표를 봅니다.
내눈을 의심할 정도로 저렴한 8,000원이라는
가격표가 떠억하니 붙어 있네요.
다시 한번 이상하다 싶어서 확인을 했더니
분명히 8,000원.

ㅎㅎㅎ 이런 큼직한 문어가 8,000원이면 공짜!!!
옆지기 얼른 바구니에 담네요.

"오늘저녁 동생네 불러서 쐐주한잔~~~" 하더니
쐐주도 두어병 바구니에 담네요.
우리부부는 그 순간 너무 행복해서
서로 마주보며 누가 먼저라 할것도 없이 웃었답니다.

계산대에 줄을서서 하나하나 계산을 하는데~~~
문어를 대는순간.
8,000원이 아닌 48,000원하고 찍히더군요.
옆지기와 나는 둘이서 동시에

"잠깐!!! 아가씨~~~" 소리를 질렀더니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다 쳐다봅니다.
체면도 부끄러움도 사라진 우리부부는
문어를 들고 선명하게 찍힌 8,000원이란 가격표를
아가씨 눈앞에 보여 주면서

"아가씨 눈에는 이것이 48,000원으로 보여요."

그 아가씨왈~~~

"딴 냉동식품 가격표가 문어가 좋아서 붙었네요"

"바코드로 계산하면 분명히 48,000원 입니다.
문어 자존심이 있지 8,000원짜리는 없어요."

이정도면 할말 없죠.
나 뭔 정신으로
냉동문어 제자리에 갔다 놓았는지 모릅니다.
당연히 쐐주도 제자리에.ㅎㅎㅎ

마트의 자동문을 나서면서
순간이나마 오늘 식구들 입이 즐거웠을 모습에
실실 웃었더니 옆지기 한마디 내 뱉네요.

"거 참.... 문어 자존심만 자존심인가
내 자존심이 문어보다 못하단 말인가~~~~"

그 말에 시장바구니 땅에 떨구면서 박장대소를 했지요.


2003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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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리가 익사하다
  :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바쁘기만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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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뫼안해
냉동문어의 자손심~~
2013-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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