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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뫼 제목 : 오리가 익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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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을뜨니 티브에서 뉴스가한참이다.
비몽사몽간을 헤메다 정신을 차려 시계를 보니
어이쿠, 늦잠을 자버렸다.
옆엔 집사람이 보이지않는다.

부산하게 옷을 갈아 입고 문을 나선다.
집사람은, 어느새 일어나 아침준비를 하고
컴퓨터를 확인 하고 있다.
흘겨보는 눈초리가 매섭다.

이럴땐 재빨리 짐승들 밥주려 가는게 상책이다.
경험상으로...ㅎㅎㅎㅎ
음식 찌꺼기와 쌀을 찧을때 생기는 딩겨,그리고
싸래기를 처리하기 위해서 얼마전 집사람과
함께 새벽장에서 오리열두마리,닭열마릴 사왔다.

물론 오래전에 집사람의 성화에 못이겨 아담한
하우스를 한동 지어 두었었다.
오리.오리....하고부르짓는 마누라의 간청을
귓전으로 흘리다가 며칠전에야 오리와 닭을
사왔다. 이눔들이 입주를 하게 되면

밥주고 뒤(?)를 청소하고 하는 일이
전부 내 차지가 될께 뻔한일이라...
체력의 한계를 느끼는 나로서는
썩 달가운일이 아니 였지만 새벽에 깨워서
장에 가자고 우기는 마누랄 이길수가 없었다.

음식 찌거기 처리는 시골의 골치 덩이다.
거름을 만들려고해도, 염분땜에 좋은 거름을
만들수도 없고 땅에 파 뭍자니 토양오염이 싫고,
오리나 닭이 유일한 대안이란걸 모르는봐는
아니지만 이눔들이 다크게 되면 잡아 먹자는 분(?) 들이
생기면, 짐승 잡는걸 싫어 하는 나로서는

감당하기가 힘들어 질것 같아서...
이렇게 동물을 사랑하는 냄편 의 깊은 뜻도 모르고...ㅉㅉㅉ
아침의 공기는 상쾌 했다.
아랫쪽 밭으로 가는길에 집사람 혼자서 심어논 감자밭이
이백평 정도 있다.

물론 밭을 만들고, 골을 짓고 하는 일은 내 몫이다
감자밭위로 아직 서리가 걷히질 않고 있다.
집사람은 새싹을 기달리지만 아직은 아니다.
한낮의기온은 여름을 방불케 하지만 아침저녁은
아직 쌀쌀하고 감자의 여린 새싹은 서리를 견딜 만큼
튼튼하질 않다.

감자 밭을 지나면 오리와 닭들의 조그만 오두막이
있다.
발자국 소리만 나도 벌써
호위병(우리를 지키기위해 불철 주야로 개네마리가 보초를 서고 있다)
들의짓는 소리가 요란하고 덩달아 이눔들도
떠들기 시작한다.

하우스 문을 열고 모이를 주고 숫자를 센다.
한마리, 두마리....엉!!! 오리가 세마리 부족이다.
비상이다. 이리저리 둘러보니 아뿔사...
오리가 하우스 안에서 헤엄치고 놀라고 만들어논
커다란 물통에서 세마리가 빠져 나오질 못해서
익사해 버렸다.

오리가 물에 빠져 죽다니......
두마린 영영 떠나 버렸고, 한마리는
물위로 겨우 부리만 내밀고 가뿐숨을 몰아쉰다.
내잘못으로 아직 어린 생명을.....
물에 들어가면 당연히 나올줄 알았는 데
오리의 짧은 다리를 생각 못했다.

세마리를 건져 양지쪽으로 두고 물통을 비워 버렸다.
난감하다. 오리는 연못이 필요한데.....
할수없이 오리보다 비싼 파이프를 사서 골짜기 물을
끌어들이는공사를 오전 내내 땅을 파고

조그만 연못을 만들었다.
그리고 죽은 오리를 묻을 려고 양지쪽에 둔 오리를
찾으니 아글쎄 두마리 밖에 안보인다.
애꾿은 강아지 들만 혼내고 할수없이 두마리만 묻었다.
저녁에 다시 우리로 가 문 을 닫을려는데
어디선가 오리소리가 난다.

죽을줄알고 함께 둿던 오리 한마리가 다시 살아나
우리로 들어오려고 하다가
개들이 짓는 바람에 언덕 밑 에 숨어 있었나보다.
이리 저리 도망 다니는 놈을 붙잡아 겨우 우리에
넣을 수가 있었다. 오리가 죽어서 애잖햇던 맘이
조금은 풀린다.살아줘서 고맙다 오리야.....
오랬동안 수명이 다하도록 돌봐주마.....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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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집에 이사온 삐약이와 꽥꽥이.^^...
  : 냉동문어의 자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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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뫼
오리가 익사하다
2013-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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